- 저자
- 팀 켈러
- 출판
- 두란노서원
- 출판일
- 2013.11.18
책 속에서..
일을 정기적으로 멈춘 뒤 예배하고 세상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즐기는 시간을 갖지 않는 한, 삶의 의미를 진정으로 체득할 수 없다. 피퍼는 이렇게 적었다.
"여가는 찬양하는 심령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데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다. (...) 여가는 긍정을 먹고 산다. 단순히 활동을 멈추는 것과는 다르다. (...) 오히려 연인들의 대화에 문득 끼어든 침묵과 같다. 일체감에서 비롯된 정적이다. (...) 성경에 적혀 있듯, 하시던 일을 다 마치시고 쉬실 때, 하나님의 눈에 비친 세상은 보시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여가 역시 찬양, 지지, 내면의 눈으로 창조의 실체를 오래도록 바라보는 시선들을 모두 포함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일은 의미있는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요소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며 삶에 목적을 주는 주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주님의 뜻을 좇는 고유한 역할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기운을 되찾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세상과 일상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일손을 놓고 쉬어야 한다.
"일하기 싫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세상 만물 가운데 특히 노동이 죄의 대가로 임한 저주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일 자체는 저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인간은 일하도록 지음 받았고 일을 통해 자유로워진다. 하지만 삶이 통째로 일에 빨려들어가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그 한계를 존중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과 쉼의 균형을 잡는 신학적인 기초를 견고하게 다지는 작업이야말로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하기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출발점이다.
창세기 2장 19-20절에 등장하는 동물들 이름 짓는 작업은 창조과정에 동참하라고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대장이다. 창조주는 어째서 손수 작명하지 않으시는가? 창세기 1장에서 빛을 '낮'이라 하시고 어둠을 '밤'이라고 하셨던 전례에 비춰 보면 짐승들 에게도 얼마든지 이름을 붙이실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창조 사역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인간을 동참시키셨다. 인간 본성과 기질의 폭을 최대한 확장해서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문명을 건설하게 하시려는 배려였다. 인간은 일을 통해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고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 내고, 창조 패턴을 활용하며, 공동체를 조직한다. 따라서 유전자를 결합시키든, 뇌수술을 하든, 고물을 수집하든, 그림을 그리든, 일은 세상의 기본 구조를 더 발전시키거나 유지하거나 고치는 기능을 한다. 인간의 노동은 그런 식으로 하나님의 사역과 연결된다.
주차 위반 딱지를 끊든, 소프트웨어를 만들든, 책을 쓰든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 이웃을 사랑하기에 좋은 방법은 없다. 다만 노련하고 능숙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달란트를 능숙하게 사용하며 일해야 한다.
일을 통해 이웃을 사랑하는 주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능숙한 사역'이다. 하나님이 일을 주신 목적이 인간 공동체를 섬기게 하는데 있다면, 그 뜻을 받드는 으뜸가는 길은 주어진 과업을 끝낼 뿐만 아니라 제대로 해내는 것이다. 도로시 세이어즈는 이렇게 썼다.
"교회가 총명한 목수를 대하는 걸 보면, 보통은 취하도록 술을 들이키지 말고, 여유 시간에 망나니 짓을 하지 않으며, 주일마다 꼬박꼬박 예배에 출석하라고 타이르는게 고작이다. 하지만 교회가 해 주어야 할 얘기는 따로 있다. 신앙을 좇아 살면서 무엇보다 훌륭한 테이블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루터교회 지도자이자 비즈니스맨인 윌리엄 딜은 이 감동적인 예화를 들려주며 핵심을 짚는다. "평신도들이 스스로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주일 아침에 하는 일과 주중에 하는 일을 연결 시키지 못한 채 일종의 이중생활을 이어 가는 비극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런 이들이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일상생활 중에 하는 바로 그 활동들이 곧 영적인 일이며 멀리 떨어져 걔시는 게 아니라 이 땅에 살아 움직이시는 하나님과 이어 준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영성은.. '일이 곧 기도'라고 속삭일 것이다."
그렇다면 주일에 하는 일과 나머지 평일에 하는 일들을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가? 어떻게 '세상에서 하나님과 더불어'움직일 것인가? 딜은 일을 통해 하나님을 섬기고 있음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저마다 제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걸 첫 손에 꼽았다.
"일을 하면서 다양한 경로로 하나님과 접촉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이 현재 진행중인 창조 과정에 동참하는 게 크리스천의 사명이라고 할 때, 그 사역을 떠받치는 기반은 '능숙함'이 되어야 한다. 각자 가진 달란트를 최대한 노련하고 능숙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능숙함은 가장 기초가 되는 자질이다. 그러다 보면 부와 명예가 따라오기도 하지만 그게 최종 목표는 아니다."
읽으면서..
내꿈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의문을 품고 답을 구하고자 집어들었던 책입니다. 그리고 다시금 깨닫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능숙해 지라는 말씀을 말이죠. 지금도 저에게 주어진 일이 진정 하나님이 주신 일일까? 의문을 품고 하루하루를 불안정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함을 끊고자 하는 마음에 팀 켈러의 방문을 두드렸던 저 입니다. 오늘 밤 또다시 한 손에는 깨달음을 한 손에는 불안함을 쥐고 있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이 불안함을 내려놓고 그 손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쥐고 하루하루를 살아갈 저를 기대해 봅니다.
일과 직업이 진정 나의 소명인지 의문이 드시는 분이시라면 이 책을 권해 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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