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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 김민태

by 복실작가 202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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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쓰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달라지고 특별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이며, ‘메모든 SNS든 일기든 언제 어디서든 쉽고 편하게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나 생각에 대해 단 한 줄을 쓰기만 해도 이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 삶에 강력한 변화를 일으키는 글쓰기의 중요성과 세 가지 효과(자기효능감, 긍정적 정서,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근거를
저자
김민태
출판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2019.02.15

 

언어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 언어의 프레임

1920년대 뉴욕의 어느 한 거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따뜻한 봄기운이 코끝을 간질이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발걸음은 가벼웠다. 거리 한쪽 구석에서 한 남자가 구걸하고 있었다. 그의 목에는 "나는 장님입니다. I am blind."라고 쓰인 팻말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의 발치에는 동전을 받을 깡통이 놓여 있었다. 그저 빠른 걸음으로 걸인 앞을 스쳐갈 뿐이었다. 걸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옷자락이 차가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때 한 신사가 걸인 앞에 멈춰 섰다. 그 남자는 걸인의 목에 걸려 있는 팻말을 빼더니 "나는 장님입니다." 대신 새로운 문구를 적어주었다. 그리곤 그 팻말을 다시 걸인의 목에 걸어주고 제 갈 길을 향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신사가 팻말의 문구를 쓰고 간 후 찬바람만 들락거리던 깡통에 동전이 채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걸인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뉴요커들이 팻말의 문구를 보더니 흔쾌히 적선을 하기 시작했다. 그 팻말의 글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봄은 곧 오는데, 저는 볼 수가 없답니다 Spring is coming. But I can't see it."

이 이야기 속 신사는 프랑스 시인 앙드레 부르통이다. 부르통은 그저 걸인이 목에 걸고 있는 팻말 문구를 바꾸어주었을 뿐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같지만, 이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 것이다. 
이 실제 사건에 대해 중앙대학교 국문학과 이찬규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자신이 맹인이라는 것과 전혀 관계가 없는 봄이 온다는 사실, '봄은 곧 오는데 나는 볼 수가 없습니다.'라는 간접 화법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반면 '나는 맹인입니다. 나를 도와주십시오'는 굉장히 직접적인 화법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직접적인 화법으로 설명하면 그것은 강요나 명령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간접적인 화법으로 설명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게 됩니다. 즉 자기 주도적인 행위를 불러올 수 있는 거죠"

 

내 마음속에도, 내 글에서도 직설적인 이야기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는 그런 표현들이 가득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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