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 읽다

장석주님의 "나를 살리는 글쓰기"를 읽고 난 그 후.

by 복실작가 2025. 1. 1.
반응형

 

 
나를 살리는 글쓰기
처음에는 글쓰기로 살고 싶었고, 이제는 글쓰기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전업작가 장석주의 『나를 살리는 글쓰기』.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꾸준하게 글을 쓰며 어느덧 100권 가까운 책의 저자가 된 장석주가 운명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와 글쓰기만으로 온전히 먹고사는 지금의 인생, 그리고 삶의 의미를 주는 진정한 글쓰기에 대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고백한다. 어린 시절 문학이 주는 행복감을 맛본 뒤 글쓰기를 동경하게 됐고, 지금은

 

저자
장석주
출판
중앙북스
출판일
2018.04.18

 

(책 속에서..) p.43

생각하지 말라 일단 써라.

날마다 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글쓰기는 잘 익은 복숭아를 베어 먹는 일보다는 훨씬 어렵다. 작가가 되려면 자기를 날마다 글 쓰는 사람으로 조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날마다 글 쓰는 자로 단련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머리로 쓰려다가 실패하는데, 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다. 글쓰기는 몸으로 하는 창의적 노동이다. 머리로 무엇을 쓸까 생각하기 전에 먼저 써라! 해리 캐멀먼이라는 이는 "생각하지 말고, 일단 써라. 종이 위에서 생각하라."라고 조언한다. 눈과 귀, 손과 정수리, 심장과 폐, 그 모든 것을 다 써서 자기 안에서 흘러 다니는 말을 이끌어 내라. 그 말이 아무 규칙도 없고 무질서하게 보일지라도 계속 써나가라. 제 내면의 것을 힘껏 밖으로 밀어내는 글쓰기, 그것은 에너지의 위치를 바꾸는 노동이다. 이 최초의 과정에서 문법의 오류나 구두점, 어휘 따위에 까탈스럽게 구는 태도는 글이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처음의 작상을 밀고 나가며 그것을 백지에 쏟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무질서한 어순을 바꾸고 적확한 어휘를 찾아 배열하며 문장을 가다듬어 아름다운 질서를 부여하는 퇴고는 나중의 일이다.

체력을 길러라

작가는 문장 노동자다. 작가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말했듯이 날마다 "타자기에 끼워진 백지가 주는 공포"에 맞서 꿋꿋하게 쓰는 자다. 그것을 피하고 싶다면 애초에 문학의 길로 들어서서는 안 된다. 작가라는 직업의 함정은 날마다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초조함과 불안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책상 앞에 앉아서 적게는 서너 시간, 길게는 여덟시간 정도를 일해야 만 한다. 은행원이 제자리에 앉아서 규칙적으로 제 업무를 하듯이. 우체국 직원이 제자리에 우편물을 분리하는 업무를 하듯이. 치과의사가 제자리에 앉아서 환자의 구강 속을 들여다보고 충치를 치료하듯이. 성실한 은행원과 우체국 직원, 치과 의사가 그렇듯이 작가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건은 건강과 성실함이다.

작가가 되려면 무엇보다 하루 여덟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수고를 감당할 만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글쓰기는 몸을 한 자리에 고정시킨 채 진행하는 단조로운 노동이기 때문이다. 몸은 작가라는 직업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젊은 시절 복싱에 열중하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영이나 조깅을 하고 몸을 단련하며 여러 마라톤 대회에 나가 풀코스를 완주했을 뿐만 아니라 날마다 도쿄의 집필실 근처에 있는 체육관에 가서 근육 스트레칭을 받는다. 전업 소설가로 살아남으려면 젊은 시절에 단단한 체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육체의 쇠락과 더불어 전업 소설가의 꿈은 멀어진다. 

 전업작가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조건은 활력으로 충만한 신체다. 글쓰기는 격렬한 육체노동은 아니지만 뜻밖에도 많은 체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그렇다고 '이미 나이가 들었으니 어쩌지?'하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흔히 말하듯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니까. 꾸준한 노력을 통해 나이와 상관없이 활력이 넘치는 '신체나이'를 유지할 수 있다. 전업작가의 조건으로 건강한 신체를 꼽는 것은 글쓰기가 집중력과 지속력이라는 바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전업작가의 재능은 천재적 영감을 쉽게 얻는 능력이 아니라 신체의 자유로움과 활달함, 문학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 날마다 몇 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성실성, 그리고 집중력과 지속력 등을 종합한 것이다.
(....)

 

 

망설임, 주저함, 늘 고민하다 끝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저자의 글은 몹시도 냉철하다. 필사를 하는 동안에도 내 마음 속에서는 '뭔가를 써야 해!, 얼른 시작해!, 필사를 빨리 끝내고 얼른 네 글을 써!' 하는 큰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손을 움직이며 "일단 써!"를 실현하고 있다. 

 

이 글을 읽기 전 내가 개인 노트에 쓴 글들에는 무언가를 불안해 하는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 이것이 작가가 가지는 초조함과 불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글을 써 내려가면서 서서히 얼음이 녹듯 내 마음속 불안의 덩어리들이 녹아내려 가는 것이 정말 크게 느껴진다. 이래서 나탈리 골드버그 등 많은 글쓰기 스승들은 일단 아무거나라도 쓰면서 시작하고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라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소설과 같은 문학 서적을 조금씩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글쓰기나 독서와 관련된  자기계발 책 또는 수필 등을 많이 읽어왔다. 이제는 소설로서 나의 감수성과 글과의 공감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 같다. 소설도 써보고 싶고, 청소년 소설, 동화 그리고 시도 적어보고 싶다. 아니, 더 나아가 책으로 내어보고 싶다. 그렇다면 일단 시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왔지만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내 지난날들을 탓해서 무엇하랴. 이제라도 도전과 실천을 해보려고 한다. 지금 나의 직장이 마지막 회사생활이고, 하루빨리 전업작가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하게 된다. 그 이외의 다른 욕심과 잡념들은 이제 피해 가리라.

 

글을 쓰고 싶다. 계속해서 적어나가고 싶다. 내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손을 통해, 한 자루의 펜을 통해 뿜어내고 싶다. 이 강한 열망이 사그라들지 않도록 안주하지 않고 노력해 나갈 것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하나님이 나를 이 땅에 보내신 목적과 의미를 찾기 위해 나는 계속해서 글을 쓸 것이다. 그렇게 나 자신을 찾아갈 것이다.

 

반응형